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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5가지 약속

게시일: 2022-11-24     출 처: 한중센터

강도형 박사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주연구소
dohkang@kiost.ac.kr
 
 
  국제적인 관광지로 손꼽히는 제주도는 어떤 색과 어울릴까? 시간에 한 번씩, 바람 한 번 불면 바뀌는 바다색은 방문하시는 사람들의 마음만큼이나 다양하다. 모래사장을 살포시 감싸는 제주연안의 그 색은 형언하지 못할 기쁨과 아름다움을 준다. 그래서 그럴까? 필자가 원고 첫 부분에 제주의 색깔을 떠올린 것은 앞으로는 기후변화로 인해 우리 기억에서 영영 묻혀 버릴 수 있어서이다. 전세계의 환경 가치가 높은 보물로서 제주는 세계자연유산 3관왕에 빛나는, 세계가 주목하는 지역이다. 바다는 어떠한가? 제주 해양환경의 특징은 해양생물 종다양성과 면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지정학적으로 인구는 1%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해양학적으로는 종다양성이 가장 높고 해양동물은 우리나라 전체의 51%가 서식한다. 육상면적은 우리나라의 2%이지만 해양은 25%를 차지한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과학기술을 통해 해양 자원의 보전과 이용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면 그 어떤 지역보다 발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최근 제주의 연안 환경은 기후변화에 의한 수온상승과 오염원 유입 등으로 인해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다. 최근에 보고되는 과학 논문의 자료들을 보면 기후변화에 의해 제주 해양 및 육상의 생태계 및 환경변화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수온 상승에 의한 일차생산자(해조류 등)의 양과 서식면적의 감소, 아열대 종의 빠른 확산과 토착종의 변화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제주 연안은 수온상승폭이 전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연안으로 해조류 생태계에서 산호 생태계로 전환이 이뤄지는 초기 현상이 나타나는 변화의 중심에 있다. 생태계 범위에 있는 모든 생물들은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성장하는 일차생산자를 먹이로 한다는 점에서 일차생산자의 기반이 바뀌는 것은 해양과 대기의 탄소 순환 변화 및 해양으로 유입되는 다양한 탄소원이 제주연안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분명히 존재함을 나타낸다. 이는 제주의 수산업, 관광레저산업 등 인간의 경제활동 범위 전반이 바뀐다는 것을 잠재적으로 의미한다. 이는 곧 기후변화에 의한 사회 전반적인 위기와 관련되어 있는 것인 만큼 앞으로 바다를 업으로 삼는 분들의 노고는 더 많아지지만 수입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 추세는 제주 연안의 기반 생태계가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반한 증거들이지만, 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정밀하게 설계되고 정량적이고 표준화된 조기 진단 및 관리를 위한 연구 활동은 생태계 변화 속도에 비해 늦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사실 온실가스는 우리 생물권에 있어 우호적이기도 하고 적대적이기도 한 양날의 칼 같은 존재이다. 지구 대기층의 온실가스를 350 ppm 수준으로 머무르게 한다면 인간의 삶이 평상으로 유지되고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지만, 반대로 만약 현재의 온실가스가 없다면 영하 20도의 지구를 상상해야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상상은 과학기술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우리가 살아가는 행성인 이 지구를 사랑하는 마음을 더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나를 포함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과학자들은 인류에게 치명적인 위협을 분명히 경고해야 하고, 그것이 실존함을 과학적으로 풀어야 하는 도덕적인 의무가 있다. 이는 인류 위협에 대한 공동 대처를 해야 한다는 공적 영역의 공감 도구이기도 하고, 하나라도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의 발로이기도 하다. 2021년 전세계 과학자 11,000여명은 제6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 결과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지구가 기후 비상사태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을 과학적인 자료를 기반으로 분명하게 선언한 바 있다. 사실 이보다 40여 년 전 제네바에서 열린 제1차 세계기후컨퍼런스(1979)에서 50개국의 과학자들은 기후변화의 급격한 추세로 인한 긴급 결의에 동의한 바 있다. 이후에도 리우정상회담(1992), 교토의정서(1997), 파리협정(2015) 및 수십 개의 글로벌 회의를 통해 불충분한 기후변화 대응 상황에 대해 강력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2∼3 ppm씩 여전히 증가하여 415 ppm에 육박하는 등 지구 기후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커져 버렸지만, 기후위기로 인한 지구 생물권을 보존하고 인류의 고통을 피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에 필요한 시간들이 속절없이 흘러가고 있다.
 
  우리의 행성인 지구 나이 약 45억년의 시대별 역사 중 열대기후와 빙하시대가 시작된 신생대의 팔레오세-에오세 최대온난기(Palaeocene-Eocene Thermal Maximum)는 현재부터 약 56백만 년 전부터 대략 20만 년 동안 기온이 5∼6도 상승한 기후변화 최대 사건 시기를 일컫는다. 지구과학과 기후변화 연구에 있어서 주요한 화두인 이 사건은 현재 인류가 처한 기후변화 극복의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고, 지구온난화의 양상과 해양산성화 같이 대기와 해양으로 대거 유입된 탄소가 이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물론 많은 과학자들은 다른 원인들도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Nature (2017) 보고에 따르면 그 시기 북대서양의 대규모 화산폭발에 기인한 대량의 탄소 공급이 이러한 현상을 증폭시켜 지구 대기와 해양의 탄소 순환에 극심한 변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추정한다. 이때 기온이 1도 상승하는데 산술적으로 약 40,000년 정도가 걸렸다고 한다. 화석기록에서도 이 시기가 시작될 때 해양에서는 유공충이 대량으로 멸종했고, 식물의 선조격인 아열대 쌍편모조류가 대량으로 번식했다. 육지와 해양에서는 인류의 조상이 되는 영장류 및 원시 고래류 등을 포함한 고대 포유류가 많이 출현하게 되었다. 이 후 지질학적 최대온난기가 갑자기 끝나고 에오세 후반에 빙하기가 도래하게 되는데, 그 원인으로 수생 양치식물과 플랑크톤인 남조류의 전지구적인 대량번식 현상(Azolla Event) 이론을 꼽기도 한다. 이론을 요약하자면 공룡이 많이 서식하던 쥐라기와 백악기부터 이어져온 대기와 해양환경에 과부하된 질소와 이산화탄소를 남조류들이 광합성을 통해 흡수하여 전지구적 대량번식 현상을 일으켰고, 식물에 의해 흡수된 이산화탄소 농도(650 ppm)가 갑작스럽게 떨어져 전지구적인 빙하시대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사실 이 시기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현재와 비교해봐도 상당히 높고 인류가 살 수 없는 환경이지만, 상승과 하강 추세를 유의 깊게 관찰하여 오늘날 전세계 기후위기에 대한 해결 방안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가 이를 강조하는 이유는 현재의 인류가 “강과 바다를 오염시켜 그곳에 서식하는 플랑크톤의 현격한 감소를 일으켰고, 벌목에 의한 육상의 황폐화가 이산화탄소의 생물학적 흡수를 훼손하고 있는가?” 또는 “인간 활동에 의해 누적된 이산화탄소의 과도한 축적을 제어할 수 없는 입장에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와 같은 당연한 질문에 대해 지구 역사가 진즉이 말해주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산화탄소와 관련해서 시간을 거슬러 가보자. 현생 인류 문명이 시작된 마지막 빙하기와 간빙기는 2만∼1.2만 년 전으로 이때의 이산화탄소는 180 ppm에서 280 ppm으로 100 ppm 증가하였고, 8천년 동안 대기온도가 5°C 증가하고 다시 따뜻해졌다. 그런데 산업혁명 이 후 현재까지 200년 동안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전보다 130 ppm이 증가한 410 ppm 이상에 도달하고, 대기 온도는 2°C나 급격하게 상승했다. 이러한 지질연대 시간표를 통해 보아도 인간 활동에 의한 이산화탄소 폭증이 기후위기를 이끌었다는 직접적인 증거임에 두말할 필요가 없다. 빙하기가 시작되는 에오세 당시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650 ppm으로, 빙하기가 끝나고 인류의 문명이 시작된 홀로세의 농도인 180 ppm까지 지구의 자연현상으로 내려가는데 약 2천3백만 년이 걸렸다.
 
  1995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네덜란드 과학자 폴 크루첸(Paul Jozef Crutzen)에 의해 제안된 인류세(Anthropocene)는 우리가 살아가는 현세(홀로세) 중에서 인류가 지구환경에 큰 영향을 미친 시점부터 별개로 나눈 개념이다. 보통 대기의 변화를 기준으로 할 경우, 1820년 산업혁명 시기를 그 기준으로 본다. 즉 인류세의 대표 물질로 방사능물질, 이산화탄소, 플라스틱, 콘크리트 등을 꼽으며 심지어는 인류세의 최대 지질학적 특징으로 한 해 동안 소비되는 닭 600억 마리의 뼈를 지목하기도 한다. 인류의 생활 범위에 있는 모든 것이 이산화탄소와 관련이 있고, 이는 기후위기와 관련되어 있는 것이다. 생태계라는 것은 바이러스, 미생물, 식물, 동물과 인간이 포함된 상호보완적이고 지속가능시스템의 개념인데, 많은 사람들이 인간만은 그 생태계에서 따로 빠져나와 다른 시스템에서 존재하는 것으로 종종 큰 착각을 한다. 인간만의 편의를 위해 야기된 인류세는 지질연대 측면에서 매우 짧은 시간이지만 놀라운 속도로 진화하여, 이미 지구에 깊은 자국을 남겼다. 앞으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파리기후협정, 유엔의 지속가능개발목표 및 생물다양성협약의 목표를 이행하기 위한 정밀한 정책 설계안 도출이 필요하고, 이는 추진 주체인 시민, 정책입안자, 경영자협의회 및 관련 환경단체에게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된다. 그러므로 참여자 모두의 노력으로 탄소를 저감하고,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학적 수단들이 필요하며, 각국의 정치외교적인 공동 협력 노력이 절실하게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앞으로 직면할 세상은 예측가능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지금과 매우 다른 인류에게 적대적인 세상을 맞이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인간 활동에 의한 이산화탄소 배출을 낮춰갈 수 있을까? 부유한 선진국들은 이 역사적인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책임이 있으며, 일반적으로 1인당 배출량이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다. 왜냐하면 기후위기는 과도한 씀씀이 문화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에너지와 같은 개개인이 필요한 자원들은 어떻게 충당되고 있을까? 예를 들어 우리가 쓰고 있는 전자기기 충전 원리를 역으로 따라가다 보면 알 수 있다.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광합성을 하던 수억 년 전 식물이 지구 땅속으로 퇴적되었고, 일정한 온도와 압력에 의해 원유 또는 석탄화되어 발전소의 에너지 자원으로 쓰이고, 이를 이용해 생산된 전기를 각 가정과 회사에 보내어 필요한 전기를 콘센트에 연결해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저감하기 위해서는 기기의 효율, 연비, 에너지를 적게 쓰는 방법 등을 고민해야만 한다. 풍력, 태양광 등의 재생에너지 사용에 대한 부분은 뒤에서 따로 다루도록 하겠다.
 
  또 다른 기후변화의 심각한 원인들로 인구수와 가축 두수, 1인당 육류 생산, 세계 총생산, 산림 면적의 소실, 화석 연료 소비, 항공운송 승객 수, 2000년 이후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지속적인 증가 등을 들 수 있다. 전세계 출생율 저하, 태양광 및 풍력 발전의 증가, 화석연료 사용 감소, 탄소배출권 적용 비율 증가 등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고무적인 증거로 설명된다. 그러나 최근 브라질 아마존에서의 산림 훼손 재증가, 화석연료 대비 아직도 낮은 태양열과 풍력 비율 및 탄소 수수료 가격정책(평균 15.25달러), 에너지 기업에 대한 높은 비율의 연간 화석연료 보조금 등 기후위기의 중대한 증거들이 동반되는 추세라 많이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이러한 심각한 증거들은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메탄 및 아산화질소)의 지속적인 증가와 함께 지구 표면 온도 상승에 의한 전세계 빙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해양의 열 함량, 해양산성화, 해수면 상승, 전세계 산불, 극단적인 날씨 및 관련 피해 비용은 모두 상승 추세이다. 이러한 기후변화에 의한 극단 현상의 시작은 플랑크톤, 해조류, 산호에서 어류와 무척추동물에 이르기까지 해양, 민물, 육상 생물 및 산림과 숲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IPCC는 경고하고 있어서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긴급조치의 필요성은 지역과 국가를 가리지 않고 누누이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간 40여년의 글로벌 기후 협상에도 불구하고, 재난 상황으로 볼 수 있는 현재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는 방안들 중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그 때나 지금이나 똑같으며 대부분 해결하지 못하였다. 기후위기인 작금의 상황에서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가속화되고 더 심각하여 자연 생태계와 인류의 운명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걱정스러운 부분은 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기후 급변점(Climate tipping point)”과 인위적 통제를 훨씬 넘어서는 재앙적인 수준의 “온실안의 지구”로 이어질 수 있는 대기, 해양 및 육상의 자연강화피드백이다. 이는 더워진 대기와 증발된 수증기로 인한 집중 폭우, 대기와 해양의 기후를 가장 크게 조절하는 해양대순환의 속도 감소, 초대형 태풍 증가, 물 부족 및 농지 사막화로 인한 식량생산 감소 등 기후급변에 대한 연쇄반응들을 예로 들 수 있으며, 우리의 생태계, 사회 및 경제에 상당한 혼란을 야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구상의 어떤 지역들은 인간이 거주할 수 없는 공간으로 바뀌게 될 수도 있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삶의 방식을 바꿔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세계 정부 정책에 대한 대담하고 과감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부, 지자체, 기업 및 시민이 기후변화로 인한 최악의 영향을 미루거나 줄이기 위한 유일한 조치는 아니지만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몇 가지 중요한 분야들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에너지 분야로 재생에너지는 사람과 환경에 안전한 청정 에너지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여 이를 더욱 고도화하고, 더 많은 화석연료들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생산된 재생에너지 활용성, 효율성 및 저장 방법에 대한 대안을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
 
  두 번째는 단기 오염물질 배출 감소 분야인데 전세계 가축 유래 메탄가스 및 항공기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등을 포함한 기후 오염물질의 배출을 신속하게 줄여 나가면 자연강화피드백 속도가 느려지고 향후 수십 년 동안 단기 온난화 추세를 50% 이상 감소시킬 수 있다. 세계적으로 볼 때, 가축에서 발생되는 메탄가스와 관광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체 온실가스 비중에서 각각 20%, 8% 이상을 차지하는 추세에서 알 수 있듯이 단기 오염물질 감소는 전세계 시민의 건강과 대기 오염 감소로 인한 과일 및 식량 수확량 증가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세 번째로 우리는 육상과 해양의 생태계를 보호하고 복원하는 자연생태계 솔루션을 추진해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숲, 초지, 오름, 습지, 농지, 해양식물과 산호, 해조류 군락과 식물플랑크톤은 대기 이산화탄소의 생물학적 고정에 크게 기여한다. 해양과 육상의 식물, 동물 및 미생물은 탄소와 영양염 순환 및 저장 기능에서 커다란 역할을 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전세계의 겨울철 수온상승 지역은 해조류 포자의 착생 및 성체로의 성장 저해가 매년 주기적이고 반복적으로 발생하여 해조류 숲이 소실되는 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손실된 동식물의 서식지와 생물다양성 복원, 특히 탄소 저장량이 많은 숲과 산림을 보호하는 동시에 대규모 조림 사업으로 탄소 저장량을 증가시켜야 할 뿐만 아니라 삼림 훼손에 따른 감소량보다 두 배 이상을 복원해야 탄소 저장에 대한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 사용 가능한 토지는 장소에 따라 제한적일 수 있지만, 전세계적으로 시행한다면 2030년 국가별 온실가스감축계획에 필요한 배출량 감소의 최대 30% 이상을 자연생태계 솔루션으로부터 얻을 수 있다. 대기로부터 흡수한 이산화탄소와 태양광을 이용하여 광합성 작용을 하는 나무의 그늘이 주변보다 시원한 이유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광합성을 하는 나뭇잎의 기공세포에서 배출되는 수분 때문으로 주변보다 2°C 정도 낮출 수 있다. 그만큼 생태계의 근간인 숲이 탄소 조절과 대기온도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반증이며 바다에서도 이와 다를 바 없다.
 
  네 번째는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제일 어렵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인 삼시세끼마다 즐거움을 주는 음식이다. 동물성 제품의 소비를 단계적으로 감소시키고, 식물성 식품을 주로 섭취할 수 있도록 새로운 식품 개발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전세계적으로 많이 소비되는 돼지고기와 소고기 등은 매우 소중한 식품이기도 하거니와 단백질원 중 가장 중요한 아이템이 된지 오래다. 그러나 인구증가에 따른 가축두수 및 축산폐수의 증가에 의한 육상과 해양의 환경 부담이 매우 커지고 있다. 그러므로 가축의 두수 관리와 함께 과도하게 늘어나는 축산폐수 처리 방안 마련은 돈보다 더 중요한 시민의 건강 및 환경 개선과 이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을 현저히 낮출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가축 두수 감소가 필요하나, 단기적으로 가축 소화 후 발생되는 온실가스 및 오염물질 제어를 위해 사료 제조용 자원들을 초본식물과 해조류 등을 적절하게 섞어 탄소와 오염물질을 최적으로 저감할 수 있는 친환경 사료대체재 개발이 필요하며, 정부에서는 공급 지원체계 및 관리시스템 등을 필수적인 대안으로 설정하여 추진해야 한다. 또한 경작지 생산성을 높인다는 목표로 매년 땅을 갈아엎는 경작 방법은 토양 내부에 있는 탄소를 대기중으로 이동시켜 온실가스 농도를 더 높이는 역기능을 하므로 경운 방법, 과도한 비료와 농약살포, 잡풀 태우기 등은 최소화 하고, 주변의 잡풀을 거름으로 재활용하기 위한 방안도 추진해 나가야 한다. 해양수산 식품분야의 경우, 해양에서 어획한 고등어, 갈치 등 수산물들과 광어, 연어 등 양식산 어류들은 가공 시 약 50% 정도의 뼈, 껍질, 비늘 등이 부산물로 처리되는데, 버리지 말고 식품소재로 재활용 할 수 있는 복합자원화 시설 건립과 활용을 우한 기술개발을 추진한다면 탄소저감뿐만 아니라 바다에서 고생하며 수확한 수산물의 50%를 되돌려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어민의 소득 재창출과 엄청난 양의 부산물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관광 분야이다. 최근의 관광 분야는 자연친화적인 상품을 선호하며 관광객의 적극적인 참여와 경제적 측면에서 매우 성장하고 있어 친환경적인 경제 성장 전략으로 인식되고 있다. 관광의 대상인 산과 숲, 해양 등은 즐거움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적절한 기상 조건과 매력적인 환경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최근 발생하고 있는 불길한 기후변화 양상은 두 가지 모두에 영향을 미친다. 공간적으로 해안 지역의 관광산업에 대한 기후변화의 영향은 매우 클 수밖에 없는데 이는 해수면 상승, 태풍 및 기타 극한 재해의 빈번한 발생, 해안침식의 심화, 기후변화로 인한 질병의 발생 등을 그 원인으로 나열할 수 있고, 이러한 원인들로 인해 관광지로서 해안의 매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 중국의 경우에도 겨울철 기온상승에 의한 관광지의 점진적인 북향 이동 및 더 많아진 강우량으로 지역문화 경관의 침식을 걱정하고 있다. 10여 년 전 스위스 다보스에서 제2차 기후변화 및 국제관광회의(2007)를 80여 개국이 참여하여 개최된 바 있다. 회의 선언문에는 “관광업은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의 영향에 매우 민감하여 관광업의 핵심 자원으로서의 기후가 미치는 많은 영향들이 이미 감지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기후변화 양상과 연계한 적극적인 교육 및 관광을 연계시키는 전략 개발들은 미진한 실정이다. 관광을 위해 움직이는 관광객의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은 관광지 시민의 그것보다 훨씬 높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앞서 언급한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요인과 더불어 관광산업은 항공기 및 선박 운항 등에 따른 온실가스 발생의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저감 노력이 필요하다. 이외에도 탄소세 및 환경보전기여금 등을 부과하여 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공동의 노력과 그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알려야 하며, 반대로 육상과 해양환경을 개선하고자 하는 적극적 노력이 포함된 친환경 관광 활동에는 부과금을 제외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적극적인 대안들도 필요하다. 이러한 조치들은 육상 및 연근해 해양환경이 기후변화에 매우 취약하다는 점에 기인할 뿐만 아니라 해당 환경에서 즐기는 관광활동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곤 한다. 사실 관광객들의 긍정과 부정의 소감 차이는 관광 당시의 환경 조건들에 의해 매우 의존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참여자 각자가 느끼는 점들과 관광 지역을 위한 재방문 가능성 등을 고려한다면 관광과 환경변화 등의 다양한 요구사항들을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탄소저감을 위한 노력, 육상과 해양 환경을 지키고자하는 노력들은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매력적인 대안인 만큼 지속적인 발전 가능성을 보장해 줄 것으로 본다. 물론 기후변화에 따른 대응책 마련 등 적극적인 정책이 기반이 되어야만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각국의 대내외 발전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과 중국, 중국과 한국의 자연환경을 담고 있는 각 지역에서 기후변화에 맞서 모든 구성원들이 대응에 참여하고, 지속가능한 정책을 개발하는데 온 힘을 기울여 주길 바라며, 우리 자손들이 100년 후에도 즐겁고 여유롭게 걸을 수 있는 아름다운 숲과 해안이 지속되길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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