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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프론트(waterfront)를 아시나요?

게시일: 2018-12-18     출 처: 한중센터

임장근 박사/책임행정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울릉도·독도 해양연구기지
jglim@kiost.ac.kr
 
 
  워터프론트? 생소하지 않지만 개념이 명확하게 뇌리에 들어오는 것도 아닌 것 같다. 필자의 경우, 아주 오래전의 영화로 1954년도에 제작된 미국영화 ‘워터프론트’가 맨 먼저 떠오른다. 이 영화는 그 당시나 지금이나 미국 최고의 권위 있는 영화상으로 불리는 아카데미 상 12개 부문의 후보로 올라 8개 부문을 수상한 걸작으로 기록되고 있다.
 
  1950년대의 뉴욕항 항만부두노조, 말론 브랜도가 노조 위원장 조니 프랜들리의 부정을 폭로하는 부두노동자 테리멜노이로 나와 열연을 펼친다. 노조 위원장 프랜들리는 말하자면, 철권통치 왕국의 왕초다.
 
  프랜들리가 지배하는 세상의 생존학은 D and D(Deaf and Dumb)이다. 들어도 못 들은 척, 보고도 못 본척, 입에 지퍼를 채우고 살지 않으면 다 죽는다. 이 영화에서는 진실보다 껍데기가 판치는 일이 허다하다. 어쩌면 그 시절 미국의 정치 사회적 상황이나 오늘날 우리의 정치‧사회상이나 거의 비슷한 것이 아닌가 씁쓸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가짜가 판치고, 진실이 파묻히고 정의로운 사람들이나 좋은 사람들은 일찌감치 무대에서 사라진다.
 
  생뚱맞게 ‘워터프론트’ 영화 이야기를 왜 하느냐고 의아해 할 것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도시 재개발과 환경정비, 도시 공간개발이 워터프론트라고 불리는 공간의 개발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미국은 2010년도부터 연안 및 해안 공간 계획(coastal and marine spatial planning)수립을 통해 강력하고 효율적인 “연안의 경제성장과 자원 보존 전략”을 추진하고 연안과 해변 공간 지역을 관리하고 있다.
 
  한편 유럽연합(EU)에서도 “An European vision for the oceans and seas” 에서 ‘연안의 삶의 질 극대화’를 대 전략으로 설정하고 연안 지역을 살기 좋은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각종 사업을 실행 중에 있다. 일본에서도 정부의 해양관계성‧청에서 발간한 ‘해양기본계획’의 「연안 종합적 관리」부문을 살펴보면, 육역과 일체적으로 이루어지는 관리, 연안역에서의 이용‧조정, 연안역 관리에 관한 연대체제 구축을 명시함으로써 해양공간을 육지 공간과 동일시하는 정책으로 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워터프론트를 단순히 수변이라는 개념이 아니라 노후화된 도시의 바닷가를 재개발하여 지역의 환경을 정비하고 나아가서는 도시구조, 산업구조, 문화구조를 재구축 하고 재생시키는 개념으로 전환해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의 동부지역인 보스턴, 뉴욕, 필라델피아, 볼티모어와 플로리다의 마이애미, 5대호 주변의 시카고, 디트로이트, 서부지역의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샌디애고 등이 1980년대 들어서 워터프론트를 재개발하여 쾌적한 공간을 만들어서 시민들에게 큰 매력을 주고 호응을 받았고, 도시 발전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 바가 있다.
 
  우리나라 항만도시나 도시와 인접한 어항, 어촌지역도 워터프론트 재개발과 연계시키는 산업과 도시구조의 재 구축을 지자체별로 추진해오고 있다. 워터프론트라는 공간이 자연에 대한 욕구와 행동 욕구, 문화 욕구를 만족시키는 조건이 갖추어 지도록 계획되어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워터프론트라는 말은 1980년대 중반부터 사용되어 왔다. 또한 그 당시에는 연안역, 코스탈 에어리어(coastal area), 베이 에이리어(bay area), 수변(水邊), 리버프론트(river front), 임해부 등의 유사어도 빈번하게 등장하였다. 현재는 이런 것들이 정리되어 연안, 워터프론트, 수변이 대표적 용어가 되어 전문용어로서 사용되고 있다.
 
  도시환경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워터프론트는 지리적 의미인 수변공간, 수변 및 수상, 수중의 활동 및 물과 관련된 인공시설과 더불어 시민생활에 활력을 주는 기능적 의미를 제공한다. 그리고 사회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미국이나 유럽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상업업무, 거주, 레저 등의 기능을 가짐으로써 활기를 띄게 한다.
 
  워터프론트에서의 개발은 육역에서 유사한 형태의 기능을 가진 개발과는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 그 차이는 대부분 워터프론트 개발이 수역과 육역을 일체화시킴으로써 지금까지 없었던 새롭고 매력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이 아닐까?
 
  오늘날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는 신체 건강과 정신 건강이고, 워터프론트는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공간이다. 워터프론트의 최대 매력은 우리 생활에 활력을 줄 뿐만 아니라 이용자인 인간에게 오감을 통해서 편안함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 “워터프론트(On the waterfront)”의 지리적 배경은 뉴욕항의 부두를 포함한 워터프론트 공간 지역이다. 이 영화의 결말에서 시사하듯이, 우리나라 각 해안의 워터프론트가 희망의 공간, 고품격의 쾌적한 공간으로 재생되기를 바란다. 전시행정이나 하는 껍데기 지역 개발은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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