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홍 박사/선임연구위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oshok@kistep.re.kr
최근 해양과학기술 분야에도 빅데이터, 증강현실, 드론, 로봇 등의 신기술과 융복합 IoT 기술을 중심으로 혁신이 가속화 되고, 새로운 가치창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해운⋅항만물류시스템의 디지털화, 로봇기술을 이용한 심해탐사 및 자원 개발, 빅데이터를 활용한 해양관광 수요 창출, 드론을 활용한 안전사고 및 재해 대응, 자율운전형 선박 등을 들 수 있다. 한편 전통적인 해양수산업, 즉 해운산업, 항만산업, 물류산업, 조선산업, 수산업 등에서도 업무환경 및 일하는 방식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되고,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해양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미래성장동력을 발굴하여 일관성 있게 실행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구체적으로 해양산업이 매우 광범위하고 재원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고, 실행과정에서 협력과 경쟁을 통한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미래 해양산업의 성장과 혁신경쟁력 확보는 해양과학 기술분야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 내용과 질에 달려있다.
여기에서는 한국의 해양과학기술 연구개발투자 현황과 내용에 대해 알아보고, 좀 더 실무적으로 해양과학기술분야에서 진전된 협력방안과 협력 플랫폼 운영 등에 대해 살펴본다.
해양과학기술 연구개발투자 현황
한국 정부의 해양수산 R&D투자는 ’18년 정부연구개발예산 19조 6,681억원 중 6,145억원(3.1%)이 투자된다. 이는 연구기관지원(수산과학원, 한국해양과학 기술원 등) 예산 3,230억원, 해양수산부 소관 연구개발사업 2,915억원으로 구분된다. 해양수산부는 ‘국민의 안전하고 풍요로운 삶에 기여하는’ 해양수산 과학기술을 목표로, ’18년에는 해양수산과학기술 혁신역량 강화, 해양수산산업의 혁신성장 견인, 해양수산 공공서비스 혁신 등에 중점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한국의 해양수산분야 ‘16년 연구개발 투자 내용을 살펴보면 투자 밸런스를 조정하거나 투자 패러다임 변화가 요구된다. 실례로 연구단계별로는 기초 38.4%, 응용 17.9%, 개발에 43.7%를 투자하여 극지과학, 해양과학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수반하는 기초연구와 개발 단계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고, 수행 주체별로는 출연연 81.8%, 대학 8.9%, 기업 9.3%비중으로 나타나 출연연에서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수행하고 있다. 다시 말해 대학, 기업 등 민간의 참여가 저조하다는 문제점을 지적 받고 있다. 그리고 해양수산분야 투자규모를 늘리기 위해서는 눈에 띌 정도로 신산업 및 일자리 창출 성과가 나타나야 하는데, 해양수산분야 R&D 성격상 공공성 및 SOC 확충과 관계가 커서 신규 투자를 담보하기가 사실상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여기서 해양과학기술진흥정책의 핵심 이슈를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경쟁력 있는 해양수산 융복합 신산업 발굴 및 지원이다. 둘째는 기존의 해양수산과학기술 혁신자원을 생산적인 협업체계로 묶는 것이다. 정부연구기관, 대학, 산업체 등 혁신주체별로 혁신역량을 갖추는 한편 도전과제별로 적합한 협업체계를 형성해서 최상의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다.
해양수산 융복합 신산업 발굴과 로드맵 작성
2016년도에 한국은 해양과학기술분야 미래신산업 발굴을 위해 전문가 포커스그룹을 구성한 다음, 해양관련 미래사회 변화 모습을 함께 설정하고, 이후 현재 시점으로 되돌아 보면서 그 실현에 반드시 필요한 유망기술, 전략산업을 매핑(mapping)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투자 패턴을 뛰어넘는 새로운 로드맵을 만들어 발표했다.
최근, 해양수산부는 해양수산 분야의 지속적인 성장과 효율적⋅효과적인 성과창출의 전략적인 R&D 투자를 위해 2025년경 미래 해양수산 R&D 및 신산업을 주도할 방향성과 기회영역별 구체적인 실행전략을 제시하는 해양수산 R&D 로드맵을 수립하여 공표하였다(2016, 해양수산부·한국해양과학기술진흥원)
구체적으로는 미래신산업 발굴을 위한 기회영역별로 R&D로드맵을 작성하였는데, 크게 공공혁신형, 기술선도형, 산업혁신형 등으로 그룹핑하여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우선, 공공혁신형은 안전한 해양공간 창출, 고품질 해양예보 실현, 해양환경⋅생태계 건강성 복원, 안전한 해저활동 실현 등을 기본방향으로 설정하고, 세부 추진에 따른 대응기술로 생애주기를 고려한 안전항만기술, 빅데이터 활용 해양예보 기술, 해양생태계 건강성 복원 기술, 인공지능 해저로봇 기술 등을 제시하였다.
〈그림〉미래해양자원 기술개발 / 해양청정에너지 기술개발 / 해양환경 기술개발
둘째, 기술선도형 R&D는 신산업 분야의 핵심기술을 중심으로 하였다. 주요 기술로는 수공양용 무인이동체 기술, ICT기반 해양레포츠 서비스 및 고부가가치 해양레저장비 기술, 극한지 활용 장비⋅소재 기술, 해양수산자원활용 신물질 기술, 해양수산 바이오 팩토리 기술, 해양플랜트 운영⋅해체 기술 등이다.
〈그림〉해양생명공학 기술개발 / 해양장비개발 및 인프라 구축 / 해양과학조사 및 예보기술개발
마지막으로 산업혁신형 R&D는 해운물류, 항만, 수산 등 기존 산업분야에 신기술의 융⋅복합을 통한 첨단 산업화를 유도하는 것이다. 주요 기술로는 IoT 기반 해운⋅항만⋅물류서비스 개발, 선박 자율운항 기술, ICT 활용 스마트 양식기술, 해저구조물 건설 핵심기술개발 등이 제안되었다.
〈그림〉해양안전 및 교통시설 기술개발 / 첨단항만⋅물뮤 기술개발
해양수산 산학연 협력 및 혁신생태계 구축
미래신산업을 발굴하더라도 그것을 실행할 역량을 갖추지 못한다면 사상누각이다. 한국의 해양수산 분야는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산업화 및 민간 투자가 저조하여 해양 연구개발 성과의 사업화 연계기능이 미흡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적어도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산업 등을 비롯해서 한국의 해양수산분야는 기술혁신에 의한 변화가 필요한데, 그 중심 주제는 긴밀한 산학연 협력과 혁신생태계의 조성이다. 여기서 그 방향성은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고, 해양수산분야 혁신클러스터, 공동연구단지 등 혁신성장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세계적 혁신클러스터로 꼽는 미국 베이지역 바이오클러스터, 스웨덴 시스타 사이언스시티, 한국 판교테크노밸리, 중국 산동 블루실리콘밸리 등은 지방정부가 지역경제 활성화와 미래 일자리 창출의 책임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첨단산업단지/연구단지를 조성했다는 점을 특징으로 들 수 있다. 특히, 핵심기관 유치 뿐만 아니라 산학연 공동으로 협력연구가 활발히 추진되고, 우수인재를 유인하는 다양한 정책수단이 제공되었다.
세계적 수준의 해양수산분야 혁신클러스터는 규모의 경제와 전문화라는 관점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필자는 지역적으로 근접한 한·중 양국이 〈先-양국간 지역단위 해양수산 협력 네트워크 구축, ?-지역간 상호 보완 관계를 중심으로 한 해양수산분야 전문화/특화 공동 플랫폼 구축〉이 시도되어야 한다고 본다.
한중 해양과학기술협력 플랫폼 굴기(崛起)를 기대하며
한국과 중국의 해양수산 과학기술분야의 기술수준은 선도국가를 추격하는 위치에 있다. 한중 양국이 자국의 이해논리에 따라 해양수산 과학기술진흥정책을 추진하는 것보다 협업을 통한 상호발전이 해양과학기술 굴기(崛起)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어떤 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실질적인 교류와 협력을 위한 플랫폼에 대한 논의는 현재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양국의 관리감독 하에 있는 플랫폼으로 한중해양과학공동연구센터(CKJORC)가 있긴 하지만, 출발 당시 기대와 달리 자율성이 떨어지고, 안정적 재원(기금 등)의 확보가 이루어지지 못함으로 인해, 센터의 기능과 역할의 다변화 및 확대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해양수산 한중 협력 플랫폼은 작지만 중요한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한중해양과학공동연구센터가 중심이 되어 한중 양국의 해양과학기술연구 관련 연구자 DB(해양정책부터 기술분야별 전문가까지 포함), 협력과제 진행관리 모니터링 정보시스템 구축 등 인프라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다. 또 한편으로 양국간 공동협력과제 도출 실무 TF를 구성하고, 연차별 한중 해양과학 공동협력 추진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독립적인 재원과 중장기·연차별 발전계획수립은 한중해양과학공동연구센터가 플랫폼으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새롭게 한다는 것이고, 「한중공동이사회」를 구성하여 연차별 추진계획 뿐만 아니라 주요사업(예를 들면, 한중 해양과학 기술포럼, 해양관련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리빙랩(Living Lab), 공동연구과제 등)에 대해 의사결정을 신속하고 명확하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양국간 협력 거버넌스 구축 방식은 가장 서둘러야 할 이슈다. 여기에 얼마만큼 정례화하고 실질적으로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양국의 의지가 담긴다면 금상첨화라 할 것이다.
[참고자료]
1. 해양수산부, 2018년도 해양수산과학기술육성 시행계획
2.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미래신산업 발굴을 위한 해양수산분야 기회영역별 R&D 로드맵, 해양수산부·해양과학기술진흥원(2016. 9. 30)
3. 차두원 외, 4차 산업혁명과 퓨처노믹스, 한스미디어(2017)
4. 권영주·강길모·박세헌, 4차산업혁명과 해양과학기술, 한국혁신학회지 제12권 제2호(2017)